2500년전 부처님도 말씀하셨고, 현대적 자기계발서의 시작을 알렸다고 평가받는 '아직도 가야할 길'의 저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스캇펙 선생님도 말씀하셨고, 이 시대의 사상가라는 조던 피터슨 교수도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
이 정도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닌 진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삶의 고통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조던 피터슨의 강의는 10번은 넘게 봤을 정도로 나에게는 큰 울림을 줬다. 일단 이거 한번 보고 가자.
이 강의를 여러번 열심히 본 이유는 뭘까?
뭐긴 뭐야? 내 삶이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지리멸렬하고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
살인, 강도, 사기, 절도 등 웬만한 미친 짓을 하지 않고서야 짤릴 일이 없는 안정적인 직장, 최소 월 사백만원 정도는 주식투자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만들어주는 괜찮은 급여, 크게 안픈 데 없는 몸, 내가 볼때는 멀쩡한 외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내 삶에 희망은 점점 사그라드는 느낌이다.
가장 큰, 아니 유일한 원인은 결혼을 해야 할 때 못했고, 앞으로도 못할 가능성이 95% 이상이기 때문이다.
사실 객관적으로 가능성을 따져보면 99% 이상일 것 같은데 내 스스로 저주를 내리는 것 같아서 조금 손을 봐서 95%다.
결혼 적령기, 즉 매력적인 이성이 품절되지 않고 시장에 남아있는 상황에서도 올바른 사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결혼이라는 것이 대학 입학, 입사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중차대한 일이고 그 사람의 일생을 좌지우지하는, 어떻게 보면 무서우리만큼 파급력이 강한 일이지만 그 누구도 진실되게 이런 얘기를 해주지 않는다. 사람 다 똑같으니 아무나 만나라니, 내가 덕을 쌓을 용기만 있다면 길거리에 지나가는 아무나와도 결혼할 수 있다는 개가 상추 뜯어먹는 소리만 해댈 뿐이다.
진짜로 그렇게 용감하게 아무하고나, 그냥 인물만 보고, 성격 많이 더럽지만 내가 좀 참아주면 되겠지, 얘는 영 아닌것 같지만 다른 대안이 없으니, 심지어 술먹고 못생긴 얼굴이 갑자기 멋져 보여서 전혀 계획이 없었던 애가 생기고 마지못해 결혼을 한 경우도 실제로 봐서 저런 해괴망측한 조언이 은근 잘 통하는구나 싶더라고.
이렇게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꼬라지를 단 1건도 본 적이 없고, 할일도 없는데 사무실에 죽치고 앉아서 일하는 척 하거나 웹서핑이나 하면서 집에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늦게 들어가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하시는 불쌍한 분들 보면.......열받는다. 진짜로 일이 미친듯이 많아서 야근, 주말근무하는 나의 가치가 훼손되는 느낌이라..
연세대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가 쓴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을 보고 화려한 솔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겠구나, 그리고 나의 인생도 끝도 없는 깜깜한 터널 속을 지나다가 병풍뒤에서 향냄새 맡을 운명이겠구나 싶더라.
저 책의 요약을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행복이라는 것을 한장의 사진으로 표현하자면 사랑하는 사람과 밥을 함께 먹는 것이다.
거기다가 저자는 맨 앞 부분에서 대놓고 힐링팔이들 마구 두들겨팬다. "가진 것에 만족하라, 긍정적인 생각을 해라 같은 조언은 공허한 말장난 같다. 불행한 사람은 긍정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은 본질적으로 '생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생각을 고치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런 식의 행복 지침서를 읽고 행복해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라고...
그리고 행복도 사실 유전적인 요인이 반 이상이라고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한다.
그리고 하버드대에서 거의 100년 가까이 대를 이어서 행복에 대해 연구했는데 서은국 교수 말과 사실 거의 일맥상통한다. 이 연구에서는 대인관계가 행복을 결정한다는 것인데 대인관계 중 가장 중요하고 비중이 큰 것이 바로 배우자와 가족이니 결국 똑같은 이야기다.
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130928/57880418/1
심지어 외로움은 담배나 술 이상으로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정적 요인이다. 독신남이 유부남보다 10년 이상 빨리 죽는 이유가 독신으로 살면 절제없이 방탕하게 살아서가 아니라(물론 이것도 요인이겠지만), 외로움 그 자체가 건강에 치명적으로 나쁘다고 하는 기사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그리고 큰 병에 걸렸을 때도 옆에서 따뜻하게 포옹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 여부가 회복 여부와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m.blog.daum.net/oyoujung/15972840?category=1000803
결론은 안정적인 품성과 비슷한 가치관, 이성적 매력이 있는 사람과 같이 사느냐 아니냐가 행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좀 짜증나는 사실은 외로움으로 인한 고통은 남자가 여자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자는 독신으로 살아도 행복도에서 크게 차이가 없다. 그 이유는 뭐 연구결과 안뒤져봐도 될것 같은데...더 나가면 19금으로 흘러갈 것 같아서 여기서 그만...
요즘 결혼 추세를 보면 총각과 이혼녀, 연하남과 연상녀 같은 오히려 남자가 손해보는 듯한 형태의 결혼이 증가하고 있는데, 결국 독신으로 인한 고통과 불편함은 남자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현상이고 남녀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더 간절하고 급한 측이 철저하게 '을'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내가 혼자 살면서 "난 행복하다, 난 행복하다, 혼자 살아도 행복해"라고 아무리 혼자 주문을 걸어봤자 행복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밥을 같이 먹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행복한 기회를 앞으로 가지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니 내 인생은 뭐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안봐도 비디오가 아니라 안봐도 4K 고해상도급으로 선명하게 예상이 된다.
별로 밝아보이지 않는 나의 미래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하나 하는 한숨을 쉴 때마다 위의 저 영상을 본다.
내 인생은 폭삭 망한 인생, 더 이상의 희망은 없다고 한탄하고 나의 과거 행동을 후회하고, 누군가를 원망해봤자 변하는 것은 없다. 단언코 없다.
누가 더 고통스러운지 순위를 매기거나, 그 고통의 정도가 어느정도인지 정확히 측정할 수도 없고 그 고통을 누군가가 해결해 줄 수도 없다.
그리고 잘먹고 잘산다고 생각했던 상위 0.001%들의 삶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우여곡절과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로 인해 우리 예상보다 훨씬 더 험난한 삶을 살았던 경우가 허다하다. 김동연 부총리는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비극을 겪었고, 고시3관왕이라는 고승덕은 판사시절 큰 교통사고로 심각한 우울증까지 겪었다고 한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모든걸 갖출 수 있을까 하는 나경원 의원은 딸이 다운증후군 장애아다.
회사에서도 정말 별에 별일이 다 있더군. 요직만 거치며 잘 나가던 선배가 사이코패스(과장된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사이코패스임) 상사 만나서 정신병이나 심각한 육체적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분도 있고, 상사 갑질에 도저히 못 견디고 나간 사람도 있고 퇴사하고 사업하다가 자살한 사람도 있더라.
그리고 내가 그렇게 원하는 결혼을 했지만 사는게 지옥인 사람도 있고, 이혼한 사람도 많고, 이혼만 안했을 뿐이지 사실상 남남이나 다를바 없는 부부들도 셀 수 없이 많다.
일 안하기로 유명하고 하루종일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그래서 꼴도 보기 싫은 그 후배는 과연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일까? 아마도 어릴때 억압적인 부모 밑에서 그닥 좋지 않은 양육환경에서 자랐을게 뻔하다. 이 친구는 일찍 퇴근하므로 행복한 사람일까?
사실상 지구상 최고 권력자가 된 바이든도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모두 잃었다. 아 그러고 보니 메가스터디 손은주 대표도 교통사고로 아들과 딸을 모두 잃었다. 내가 왜 이렇게 남들의 비극을 잘 알고 있는거지? 참...
삶은 고통이고 수많은 문제, 수많은 배반의 연속이다.
저 사람과 나 중에 누가 더 고통스럽고 누가 더 행복한지 우위를 논하는게 가능한가? 물론 가능한 경우도 많다. 정말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게다가 서울에 아파트를 사놔서 지금 매우 행복하게 사는 직장 선후배들도 있는데 내가 아무리 지금부터 노력한다 한들 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게 살 가능성은 극도로 낮다. 늦었을 때는 진짜 늦은거고, 현실은 현실이다. 유치하게 정신승리할 필요 없다.
남들보다 안좋은 상황에 처했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엎어져 울지 말고 뭐라도 하자.
원래 세상만사 선순환과 악순환의 구조라 작은 개선이 이뤄지다보면 놀랄 정도의 성과가 나오기도 한다.
의미없는 일에는 시간 투입하지 말고 뭐라도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아서 조금이라도 해야한다. TV 볼 시간에 방정리하고, 직장 상사 뒷담화하며 술마시지 말고 운동하는 식으로 말이다. 남들 뒷담화 할 시간이 있다는 건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은 착해서가 아니라 내가 발전할 수 있는 보람된 일에 시간을 최대한 투입하므로 누군가를 욕할 짜투리 시간이 없다.
차일피일 미루던 내방 청소를 어제 확실하게 했다. 방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수많은 전자제품 케이블과 통신선들을 벽에 매달아서 방바닥을 말끔하게 만들었다. 이거 꿀팁 있는데 조만간 한번 포스팅 할 예정임.
기분이 어찌나 좋던지, 더 웃기는 건 오늘 퇴근하고 내 방에 들어오니 먼지 한톨 없는 환한 내 방을 보니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조단 피터슨이 말한 너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는 일을 뭐라도 해보라는게 이런거구나 싶다. 그리고 이 양반이 청소용역회사 사장도 아닌데 강의할 때마다 Clean your room 이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강조하는 이유가 다 있었구나...
인생은 이런 거다. 어차피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 상사나 후배는 바뀌지 않는다. 바꿀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역량이 떨어지면 내가 더 열심히 하던지 아니면 나도 적정한 선에서 결과를 내어 이런 직원을 우리팀으로 배치한 부서장에게 빅엿을 먹이든지 그것도 아니면 회사를 그만 두면 된다. 회사 그만두면 할게 없다고? 그럼 계속 다니면 된다(이거 법륜스님 화법인데?). 오~ 내 선택권이 많네? 세상만사 모두 내 맘대로 할 수 있네? 드디어 미쳤군.
바꿀 수 없는 것을 두고 한탄하지 말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면 된다.
마음에 안드는 직원은 못 바꾸지만, 퇴근하고 오늘 저녁에 뭘 할 것인지는 내 마음이다. 하루 10분 하던 운동을 30분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내 마음이다. 술먹자는 친구 제의를 거절하고 그 시간에 책을 100페이지 읽는 것도 내 마음이다.
나도 나를 못 바꾸면서 남을 바꾸려고? 진정 미쳤구나?
www.youtube.com/watch?v=LgeKdUuCxiA
그리고 실제 내가 원하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1% 이하라고 하더라도 너무 비관하지는 말자. 그냥 통계적으로는 일어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일도 일어나는게 또 인생이다. 이거 자기 위안의 목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반세기 가까이 살아보니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일도 나한테 생각보다 자주 닥치더라.
마지막으로 추천 영상 하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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