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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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저렇게 막 내던저지는 주사위 같구나.

 

 

 

평온한 일요일 오후 방바닥에 누워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주식투자라는게 장점이 어마무시하구나 싶더라고.

 

그 중에 첫번째는 남들 눈치 안보고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에서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내가 어느 부서로 갈지, 어떤 상사와 부하를 만나게 될지, 올해 업무목표는 얼마나 될지 내가 관여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사실 정신병원에 가 있어야 할 분이 왜 출근을 하지?(이거 웃기려고 하는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아는 분은 아실 것임) 싶은 사람과 팀을 이루고 일을 해야 할 수도 있고, 내가 전혀 원하지 않는 도시에서 살아야 할 수도 있다.

 

와 진짜 내 1년 뒤를 예상이 안되더라구. 회의감 쩐다.

 

나는 마치 누군가에 의해 굴려지는 주사위 같구나.

 

반면, 주식은 내 마음대로 종목을 고를 수 있고 누구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아 결혼하신 분들은 허락받아야 되나? 난 결혼 한번도 안해봐서 모름), 잘 되던 못 되던 다 내 책임이다.

 

진짜 주식은 말아먹어도 누구를 탓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안들 것 같다. 작년 초에 손실액이 7천만원 가까이 갔을 때도 100.0% 내가 의사결정한 일의 결과이니 정말 마음이 하나도 불편하지 않더라고. 진짜 꿀잠 푹 잠.

 

만약 이게 직장상사나 누군가의 의사결정에 의해 이뤄졌다고 생각해봐. 진짜 칼 들고 가서 폭폭...이런 상상을 하거나 악목을 꾸겠지?

 

회사에서는 "와 이런 등신 같은 의사결정을 상사한테 찍히지 않기 위해 받아들여야하나?" 하는 경우들이 많잖아. 당장에 국토부나 여성부, 법무부 이런데서 장관님 지시에 따라야 하는 공무원들 심정이 어떨까 한번 생각해보면 아오 상상만 해도...끔찍

 

이 짤은 본 포스팅의 내용과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갑자기 생각나서 올림

 

주식투자는 세상에서 몇 안되는 "온전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다.

 

게다가 꼴보기 싫은 사람들과 부비적거리지 않아도 되는 몇 안되는 일 중에 하나다. 대박이네 이거...

 

지금와서 보면 잘못된 판단이었지만 아파트 같은 부동산 투자에 소극적이었던건 다른 사정도 있었지만, 매매나 전세계약 그리고 이에 따르는 사람과의 엮임이 싫어서일 수도 있다. 임대업자들이 쉽게 돈 버는 것 같아도 상또라이 임차인 한 명 만나면 그 스트레스는 생각만 해도...나도 예전에 말도 안되는 헛소리하는 임대인 만나서 약간의 경제적 손실을 본 적이 있는데 다시 생각하니 또 열받네 ㅋㅋ

 

회사에서는 "와 저 놈은 싹수가 보인다. 인성도 훌륭한데 일에 대한 애띠뜌뜨가 되어있네" 싶은 훌륭한 직원이 보여도 우리팀으로 데려오기 어렵다. 핵심부서에서 미리 다 빼가더라고. 아니면 멍청한 놈들만 있는 핵폭탄 팀에 보내서 마지막 핏물까지 아주 쪽쪽 빨아먹던지....

 

하지만 주식은 내가 직접 싹수가 보이는 종목을 찾아서 투자할 수 있음. 근데 내가 싹수가 보인다고 판단할 정도면 이미 다른 사람도 다 달라들어서 너무나도 가격이 올라가 있다는거 보면 이것도 온전히 내 맘대로 한다고는 보기 어려운 것 같기도 하네.

 

존리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내가 주말에 이렇게 쉬면서 블로그 쓸때도 내가 투자한 회사는 일하고 있겠지? 52시간제 때문에 다들 쉬고 있을려나? 최소한 대표이사나 임원들은 일하고 있을 것 같음.

 

펄어비스가 그렇게나 일을 빡세게 시킨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정의당에서 펄어비스를 디버그하니 마니 GR發光을 했는데 정의당 니네들이나 디버그해. 꼴도 보기 싫으니까. 하여간 정의라는 단어 들어간 것들 중에 정상이 없어. 정상이...

 

미안하지만 펄어비스 개발자 분들, 박카스 드시면서 더 빡세게 일해서 붉은 사막, 도깨비, 플랜8 멋지게 만들어줘야 해. 어디서 워라밸을 찾아? 사이버펑크 2077처럼 버그투성이로 만들어서 출시하면 나 진짜 화낸다. GDP 우리나라 반도 안되는 폴란드 개발사보다 못하면 쪽팔리잖아?

 

 

그러고 보니 블로그도 내 맘대로 막 적을 수 있어서, 그러니까 그 즐거움때문에 돈도 안되는 짓을 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나도 아빠가 되는 최고의 승진을 해보고 싶다 ㅠㅠ 부장 달면 뭐해,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은 엄마 밖에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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