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나를 만만하게 본다면 그 원인은 나한테 있는 것이다.
특히, 특정인 한 사람이 아닌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나를 너무 편하게 대하는건 남이 아닌 내가 그런 신호를 끊임 없이 내보냈고 그런 포지셔닝을 자발적으로 취했던 것이다.
힘을 가진 사람이 세상의 권력을 가지고 지 맘대로 살아가는 걸 탓해봤자 정말이지 단 0.00001%의 문제 개선 여지도 없다. 아니 그냥 0%이다.
사람이라는 건 선사시대부터 자신의 위계질서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처신하는 DNA를 가지고 태어난 존재이다.
직감적으로 "어? 쟤 어깨 쩍 벌어진거 봐, 목 두께가 머리통 만하네, 쟤한테 덤볐다가는 2초내에 죽을 것이다" 라는 기본적인 센스도 없는 선조는 다들 요절했을 거니까...
남자라면 초등학교나 중학교 다닐 때 위계질서를 뼈저리게 경험했을 거다.
"야, 너 쟤하고 싸우면 이겨? 쟤 졸라 싸움 잘한다?"
이런 식의 질문과 종종 벌어지는 주먹다짐을 통해 반 50명의 서열을 1등부터 정확히 50등까지 줄세운다. 난 진짜 초등학교때 왜 저게 그렇게나 궁금했는지 의아했는데 결국 수만년 전부터 내려온 인간의 본능이었던 것이다. 그걸 30년 가까이 지나서 알았네.
사회도 별 다를바 없음을 직장생활을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을 알고 있다.
나는 직장생활하면서 항상 의아했던 것이, 왜 이렇게 구내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으면서도 사적인 대화도 자제하는지, 다들 똥씹은 표정으로 밥만 쳐먹는가였다. 결국 이것은 허튼 소리해서 내 약점을 들키는 것보다는 철저하게 숨기는 것이 직장에서 생존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고, 이 당연한 사실을 마흔쯤 되어서 정확히 알게 된 나는 제대로 된 병신이었던 것이지 ㅋㅋ
남들이 들으면 움찔할 수 있는 우렁찬 목소리를 갖는 것, 와이셔츠 단추가 터져서 떨어지지 않을까 할 정도의 근육을 갖는 것, 웬만한 끔찍하고 놀랄 일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자 같은 카리스마를 갖는 것은 인생을 살아갈 때 고민해야 될 옵션이 아니라 그냥 의무라고 봐도 무방하다. 더 웃기는 건 여자도 이런 남자를 좋아하지 "난 연약하고 소심한 남자가 좋더라"하는 여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미인이라면 말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강한 자만 떵떵거리고 좋은 배우자 얻고 사는 건 바람직한게 아니잖아요. 이렇게 아무리 징징대봤자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으며 세상은 절대 당위성에 의해 돌아가지 않는다.
징징댈 시간에 푸샵 한 개라도 더 하고, 내가 너와 싸워서 이길 수는 없어도 너도 어디 하나 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줄 수 있는 몸과 마음의 갑옷을 만들어야 한다.
약자를 위한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
있다고? 어디?
https://www.youtube.com/watch?v=9nXlSr_2p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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